5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안녕하세요. AdorableCSS를 만든 개발자입니다.
오늘은 5년간 함께한 AdorableCSS와 작별을 고하는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범용 CSS 프레임워크로서의 발전은 멈추고 아카이빙 단계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시작은 앞서간 아이디어였습니다
2019년, TailwindCSS가 JIT(Just-In-Time) 컴파일 기능을 내놓기 전에 이미 AdorableCSS는 온디맨드 CSS 생성을 구현하고 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필요한 스타일만 실시간으로 생성한다”는 개념이 생소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시대를 좀 앞서간 아이디어였던 것 같습니다.
원래 목표는 피그마와 코드 간의 완벽한 일치였습니다. 디자이너가 피그마에서 Auto Layout으로 만든 컴포넌트가 개발자의 코드에서도 정확히 hbox(pack)으로 표현되기를 바랐습니다. CSS 속성명을 그대로 축약한 TailwindCSS보다는, 디자이너도 이해할 수 있는 직관적인 언어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기술은 좋았지만 현실의 벽이 높았습니다
실제로 사용해본 사람들의 반응은 좋았습니다. 학습곡선이 완만하고 직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죠. justify-content: space-between을 hbox gap(auto)로, width: 300px; height: 200px를 size(300x200)으로 표현하는 문법은 분명 더 읽기 쉬웠습니다.
하지만 “좋은 기술”이 “성공하는 기술”이 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습니다. 가장 큰 벽은 커뮤니티와 생태계였습니다.
기존 팀은 “AdorableCSS를 아는 사람이 없어진” 상황에서 유지보수 부담을 느꼈고, 새로운 팀은 “검증된 TailwindCSS 대신 왜 모르는 걸 써야 하나”라는 합리적 의문을 가졌습니다. 양쪽 모두 틀린 판단이 아니었죠.
시장이 우리를 따라잡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AdorableCSS가 추구했던 방향들이 하나씩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AI 코드 생성 도구들이 등장했고, Figma에서 CSS로의 변환이 가능해졌습니다. 심지어 Figma에서 자체 CMS 기능까지 발표한다고 하니, 원래 저희가 해결하려던 “피그마-코드 간 격차” 문제가 다른 방식으로 해결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도 의미 있는 실험이었습니다
지금 AI 도구들이 CSS를 생성할 때나, Figma 같은 회사들이 더 직관적인 디자인-코드 변환을 고민할 때, 혹시 AdorableCSS가 제시했던 방향성을 참고할 수도 있을 겁니다. “CSS 속성명을 줄이는 것”을 넘어서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공통으로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만드는 것의 가치를 보여준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마무리
앞으로 AdorableCSS는 사내 프로젝트에서 피그마-웹 브릿지 역할로 조용히 활용될 예정입니다. 범용 프레임워크로서의 꿈은 접지만, 특정 목적을 위한 도구로서는 여전히 유용하니까요.
오픈소스로 공개된 코드와 문서들은 그대로 남겨둘 예정입니다.
감사의 말씀
5년간 AdorableCSS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피드백을 주시고, 때로는 비판도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GitHub에 이슈를 남겨주시고, 실제 프로젝트에서 사용해보신 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 🐱💕
